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찰에 신고했다며 잔뜩 화가 난 아버지의 모습에 불안한 아들은 새엄마, 새로 생긴 여동생과 함께 사는 게 너무 힘든데, 아버지는 새엄마 말 안 듣는 다며 자기만 나무라서 차라리 시골 할머니 댁에 보내 달라는 것이다. 아버지는 재혼한 부인이 데리고 온 딸에게는 돼지고기 사줄 때, 아들에게는 소고기 사주며 최선을 다했는데, 아들이 반항을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신고가 있었다. 고등학생인 딸이 어머니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신고를 하였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불안에 떨고 있는 딸과 술 냄새가 풍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딸은 어머니가 재혼하여 낳은 동생들만 챙기고, 자신은 남의 자식 대하듯 하니 함께 못살겠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하루하루 살기 힘들어 술집에 나가 돈 벌어 공부시키며 최선을 다했는데,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소와 호랑이의 사랑이야기가 생각난다
죽도록 사랑한 둘은 결혼하여 소는 최선을 다해 맛있는 풀을 날마다 호랑이에게 대접했다. 호랑이는 싫었지만 참았다. 호랑이도 최선을 다해 싱싱한 살코기를 날마다 소에게 대접했다, 소는 괴로웠지만 참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다투다 헤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서로에게 한 말... “난 최선을 다했어...” 였다.
최근들어 재혼가정이 늘어 가면서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은 점점 복잡해져 간다. 이런 가정의 아이들이 학교 부적응, 원만치 못한 교우관계 등으로 힘들어 한다.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야 할까?
답답하다...
이런 상황을 자주 접하다 보면 생기는 경찰관의 마음이다. 해답은 없어 보인다. 문제만 남아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현장에 가보면 가족 구성원 간에 서로 다른 희망을 꾸며,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한다.
함께 나누지 못한 가슴속의 이야기를 털어 놓지 못한 채...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다며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최선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것이 되었으면 한다.
2024.3.12 화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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