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달 11일 고덕국제신도시 보상계획공고와 관련 주민열람 토지조서가 법적규정을 어겼다(본보 9월 29일자 보도)는 것에 대해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토공 보상담당 관계자는 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민 열람 시 토지조서에 실제토지현황을 기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보상일정이 갑자기 앞당겨지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면서 ”위법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했다.
현행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조3항1호에는 ‘토지의 소재지․지번․지목․전체면적 및 편입면적과 현실적인 이용상황을 기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지적공부상 임야라 하더라도 실제 대지로 이용하고 있을 경우 보상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다음 달초 감정평가사들이 투입돼 약 한달 간 평가가 이뤄진다”며 “이 때 실제적 토지현황에 대한 주민들의 이의신청을 받아도 된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주민이의 신청기간은 지난달 25일자로 완료된 상태다. 특히 감정평가사들이 한달동안 고덕지구 전체토지에 대한 현실적인 이용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감정평가사들의 평가는 토지조서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현장을 일일이 돌아본다고 해도, 실제현황토지에 대한 주민과의 관점이 같을 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토지주택공사, 경기도시공사, 평택도시공사 등 3개 시행사가 주민이의 신청 등 민원을 피하기 위해 ‘얄팍한 계산’에서 토지현황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익사업 등을 통한 토지보상 시 토지현황을 공란으로 비워둔 채 주민열람을 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상대상 주민 김 모(59. 서정동)씨는 “공부상에 있는 내용만 통지하고, 이의신청을 하라고 해서 틀린 게 없어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 “토공 등이 토지현황을 기재하지 않은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고, 민원을 피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분개했다.
평택시는 이와 관련, 주민피해 방지를 위해 토공 측에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 8일 보냈다. 공문은 ‘주민열람 토지조서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만큼, 이의신청 기간이 만료됐다하더라도 보상 전까지 토지현황에 대해서는 주민이의신청을 꼭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열람 토지조서가 법적으로 문제가 발견된 이상, 토공 측에 대책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면서 “고덕지구 토지보상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주민피해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3.12 화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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