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선택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은 일어나 잘 때까지 끊임없는 선택상황에 놓이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바른 선택을 위해선 많은 정보를 다양하게 얻어야 한다고 교과서는 얘기해준다.
관련 책에서, 인터넷 서핑, 전문가의 조언 등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지막 결정은 혼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이 어렵다.
‘한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간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것 또한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가 처음으로 발표한 이론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즉,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날씨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 그래서 그렇게 들어맞는 것처럼 들리는 지도 모른다.
로렌츠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기상현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커져서 결국 그 결과에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의 ‘나비효과’는 일상에서의 한 순간의 선택이 어떻게 결과를 나타내는 가를 적나라하게 표현하여 한 순간,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느끼게 하는데 충분했다.
중국 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누구나 한번쯤 순간적인 고민을 했을 것이다. 자장을 시켜놓고 “짬뽕을 시켜야 했는데…… ” 라며 입맛을 다시는 모습은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의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오죽하면 짬짜면이 등장했는지 알 수 있는 현상이다. 손님의 완벽한 선택에 대해 도움을 주기 위해 음식점도 타협을 했다는 점이 얼마나 허울 좋은 상술인가 말이다. 어느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사람. 어떤 맛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양두구육(羊頭狗肉)임에 틀림이 없다.
청소년기의 선택에도 타협점을 주어야 한다. 초등학교 시기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친구가 갈수록 학년이 올라가면 “너의 꿈이 뭐니?” 하고 물으면, “꿈이요. 몰라요.”가 바로 나오는 이유는 정말 꿈이 없어서 그런 것 인지, 아니면 꿈을 꿔봐야 이뤄갈 터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기에 꿈조차 꿀 수 없는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도 세상의 중심에서 뭔가 되고 싶고, 뭔가를 이루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이젠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줘야 한다. 선택에 따라 노력하는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이야기 해줘야 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내용을 모두 외우는 일, 문제를 읽고 다섯 가지 혹은 네 가지 선택지에서 맞는 답을 골라내는 것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학교생활을 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모든 일들을 어쩌면 너무 쉽게 생각하고 당연히 우리 아이는 잘해야 하는 것으로 단정 지으며 어른들의 기준과 잣대로 아이들의 미래를 선택하고 결정짓는다. 자녀에게 무조건 잘 하기를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늘날의 우리는 아이가 잘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찾게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오늘 모처럼 서점에 들렸다가 고등학생 쯤 되는 남녀 두 친구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다.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도 알지만 언제 사용하지? 앞으로 미래에 나타날 어느 외국인을 위해 이렇게까지 영어 공부를 해야 하나?”/“ 나도 몰라, 일단 하라니깐 하고 봐야지. 뭐”
사실상 런던에도 2만 명이나 되는 유학생과 교민이 살고 있다. 북경에 30만 명, 청도에 20만 명… 외국어에 대한 투자에 비해 용도는 분명치 않다. 내신 성적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유치원 보다 많다는 대학 아닌가. 이젠 우리 젊은 청년들이 더 이상 특별한 목적 없이 삶을 낭비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다.
모두가 확실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자고 권하고 싶다. 선택이 목적이 되고, 목적이 올바른 선택임을 입증시킬 때 방황하는 청소년과 할 일이 없음을 호소하는 청소년은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왜, 지금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각 개인의 선택과 의도가 바로 목적이 되어야 희망과 비전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나비효과’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첫 단추, 첫 단서가 될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
2024.3.12 화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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