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기진로교육연구소장 / 이학박사 김희수

개와 고양이는 서로 가까워 질 수 없다고 한다. 개가 기분 좋게 꼬리를 흔들고 고양이에게 다가가면 고양이는 자기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또, 어느 날 고양이가 기분이 좋아 털을 세우고 몸을 긁적거리면 개 또한 자기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고 고양이를 향해 짖는다고 한다. 이렇게 개와 고양이는 서로에게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 영원히 가까이 할 수 없다.

사람 사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모처럼 관계가 소원(疏遠)한 이에게 호의를 베푼다는 것이 큰 오해를 불러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관계를 만드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유머를 구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분위기를 좋게 한다는 것이 일순간에 좌중을 써늘하게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면 차라리 조용히 앉아 있을 걸 하는 심정이 간절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도 쉽지 않다. 시어머니가 간만에 의욕이 넘쳐 냉장고와 방구석 구석을 걸레로 닦으며 흡족한 마음에 며느리에게 . “얘야! 이렇게 닦으니까 참 좋지?” 하고 건네며. “어머니, 제가 해야 되는데, 너무 깨끗해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하는 말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답하는 며느리가 몇이나 될까. “어머니는 더러우면 더럽다고 말씀을 하시지. 쓸데없는 일을 하시고 그래요!” 하며 ‘어쩌다 한 번 닦은 것 가지고 생색내기는……’ 하고 생각하기 쉽다.

함께 사는 사람도 이렇게 오해하기가 쉬운게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이다. 서로 다른 문화 속에 살다가 자식으로 인해 맺어진 관계들.... 드라마의 일색이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의 연속이다.

어느 누구도 먼저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자존심이라는 큰 칼날을 깊숙이 숨기고 있다. 언젠가는 내가 그 칼을 뽑을 수도 있다는 다짐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좋은 행동도 그냥 좋게 볼 수 없다. 숨겨 잊지도 않은 비약을 찾다가 서로가 상처를 입게 된다.

요즘의 정치권의 모습도 해프닝의 연속이다. 온 나라가 세종 시에 발목이 붙잡혀 있다. 세종대왕이 아시면 차라리 이름을 바꾸라 하실 지경이다. 서로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구한말 일본과 친한 세력과 청나라와 친한 세력과의 다툼, 소비에트 연방과 친한 세력과 미국과 친한 세력과의 갈등 등을 역사를 통해 충분히 지켜봤다. 지금 달라진게 무엇인가. 수많은 희생과 아픔을 겪고도 우리의 진보는 멀어 보인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가르쳐 주기에 부끄럽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한다면 ‘비가와도 연인을 다리 밑에서 기다리는 현상이다.’라고 비약도 한다.

다리 밑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무슨 죄인가. 기다릴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기다리지 못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사랑하는 사람과 평소에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졌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것도 인연이요. 소통이다.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다소 불편해도 비를 맞고 기다려야 하고, 평상시에 잘했다면 집에 가서 기다릴 수도 있는 여유도 있을 것이다. 관계를 빠르게 회복해야 할 필요성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의 관계는 단지 두 가지의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한다. 하나는 이(利)과 되는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해(害)가 되는 관계를 말한다. 서로가 자신을 위해 거리를 측정하고, 관계를 맺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머리를 쓸때, 상대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들과의 좋은 만남을 위해선 상대의 의견이나 생각을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서로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

개와 고양이도 유능한 주인 앞에선 서로가 친해지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국가에서도 모두가 승자라 여길 수 있도록 지도력 있는 가장(家長) 곧, 주인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