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중략-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이다.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며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떠오를 때 고성산 정상에서의 환희가 아직도 가슴속에 생생하다. 새로운 해를 보며 다짐했던 일들을 이젠 정리할 시간이 되었다.

지금의 모습에 만족해보자. 혹 이루지 못한 일이 있다면 실패라고 단정하지 말고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위로해보자. 최고의 타자도 10번 타석에 나와서 3번 정도 쳐야 잘 치는 것이란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자신에게 거울을 보며 어깨를 두드려주자. “정말 고생했다.”, “건강한 것으로 만족하자.”, “경인년(庚寅年)을 기대하자.” 등으로 위로해주자. 나를 대신해서 살아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다. 취업포탈 ‘잡 코리아’에 의하면, 직장인 741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대한민국 만족도'를 이메일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46.4점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우리 남편, 아버지가 너무나 힘들었던 해임이 여실하게 입증된 셈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정이 그들을 힘들게 했을까? 아니면 사회가 그들을 힘들게 했을까?

또한,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당신이 회사를 그만 둘 입장에 처하면 당신은 누구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십니까?’라는 설문을 하였다. 직장생활에서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당연히 직장상사나 선배가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직장상사나 선배는 고작 2.8%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업무상 답답한 상황에 10명중 4명은 타로점이나 점집을 찾는다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들의 현실이다. 늘 함께하는 동료, 선배와도 깊은 고민을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런 현실에 리더십을 논하고, Win-Win을 얘기하는 것은 사치라 볼 수 있다. 퇴근 시간에 상사든지, 후배든지, 동료든지 누구하나 붙들고 ‘우리 오늘 우리 집에 가서 저녁 먹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만약 내 남편이 그렿게 하고 있다면, 아마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 역시 마음 기댈 곳 없는 것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이다. 지난 11월 20일 천안 백석대학에서 열린 ‘추계 한국청소년학회’에서 발표한 한국 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연구 논문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 한국, 일본, 미국, 스웨덴, 독일 등 5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 한국 청소년들은 사회화 주체인 부모, 친구, 교사와의 네트워크 자본이 나머지 4개국에 비해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과거의 기성인들이 부모의 헌신, 친구의 교감, 교사와의 신뢰관계로 인해 바르게 성장한 것에 비해 지금의 아이들은 마음을 줄 곳이 없다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구결과에 의하면 4개국에 비해 한국 부모는 지지하는 바는 약하고, 억압은 강하다는 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이 안타깝다.

 서로의 이해부족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 아이들까지 어떻게 돌볼 수 있는가? 라는 말도 이해한다. 하지만 ‘악순환’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기분을 상하게 한다. 한 해를 돌아보며 부모도 아이도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못한 현실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고 싶다.
경인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를 위해 작은 행복도 가정과 이웃 그리고 직장에서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