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집 호박 먹는 풍습도 다르다는 속담처럼 ‘호박은 꼭 이렇게 먹어야 한다.’라는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애호박에서부터 늙은 호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호박의 요리는 다양한데, 한의학의 측면으로 호박의 성분과 효능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

우리가 보통 호박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남과(南瓜: 전남본초), 왜과(倭瓜: 식물명회), 북과(北瓜, 금동과:金冬瓜, 동과:冬瓜: 광주식물지), 복과(伏瓜: 민간상용초약회편), 금과(金瓜: 육천본초), 반과(飯瓜, 노면과:老緬瓜, 와과:窩瓜: 중국약식도감), 번포(番蒲: 강서 초약수책), 번과(番瓜: 본초구원), 번남과(番南瓜: 군방보) 등으로 부르고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호박 꽃의 부드러운 맛은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영양이 풍부한 스프를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은 꽃을 이용한 요리는 가정에서 잘 만들어 먹지 않고, 호박 잎을 여름과 가을에 쪄서 된장에 찍어 먹거나 호박 잎을 쌈으로 먹기도 합니다. 간혹 천연 식용색소로 쓰기도 하고 이질, 감적, 도끼, 칼날에 다친 상처를 치료하기도 하고, 호박 잎을 말렸다가 하루 80~120그램을 물로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기도 합니다. 이는 호박 잎이 chlorophyll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부기가 있을 때 호박을 사용하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산후에 산모의 부기에 좋으며 이뇨제여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부기가 심한 사람에게 달여 먹으면 효험이 있습니다. 잘 게 썬 호박을 햇볕에 바짝 말려 가루로 만들어 꾸준히 복용하면 인슐린 분비를 돕는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호박씨는 질 좋은 불포화 지방산과 머리를 좋게 해주는 레시틴이 많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 편도선염, 이뇨제, 부종, 고혈압, 뇌졸중, 간이 약한데, 만성적인 기침, 천식, 어린이 백일해에 좋습니다.

누렇게 익은 호박은 카로틴(체내에서 비타민 A가 된다)이 풍부하고, 식물성 섬유와 비타민 B1, B2, C는 토마토와 비슷하게 들어 있고, 칼슘과 철분, 인 등의 미네랄이 균형있게 들어 있어서 감기가 왔을 때 쪄서 먹으면 기침, 임신 중에 오는 요통 및 복통, 하혈, 부종, 신장기능이 약할 때, 종기, 헌데, 항암작용, 태아안정, 하혈, 회복기 환자, 위장이 약한 사람, 노인, 산모, 체력회복, 해수, 이뇨작용, 해독작용, 중풍 예방, 생활 습관병, 피로회복 등 자양강장에 좋습니다. 늙은 호박을 쪄서 먹든지, 죽을 쑤어 호박죽을 먹든지, 호박떡을 만들어 먹든지 어떠한 방법으로 먹어도 그 성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호박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참 많습니다만 그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소아 감기, 경풍, 풍습열사, 충수염으로 인한 아픔에 호박 속에서 싹이 난 것을 4~8그램을 물로 달여서 먹는다. [중약대사전]

2. 정창(疔瘡:악성종기정,부스럼창)에 늙은 호박 꼭지 몇 개를 약한 불에 구워 가루로 만들어서 참기름에 개어서 바른다. [행협검비]

3. 산후 모유가 부족할 때, 한 번에 신선한 호박씨 20~25그램을 복용한다. 씨껍질을 벗긴 알맹이(인:仁)를 가제에 싸서 진흙처럼 찧고 끓인 물 적당량을 넣어 복용한다. 콩기름이나 설탕을 좀 넣어 섞어 먹어도 된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빈속에 한 번씩 복용한다. [중국 임상보고]

4. 암치질에 호박씨 1킬로그램을 달여서 약기운을 쏘인다. 매일 두 번씩, 여러 날 연속 쏘인다. [영남초약지]

5. 끓는 물이나 높은 열에 데었을 때, 삼복에 딴 늙은 호박의 속과 씨를 함께 병에 넣어 두는데 오래 둘수록 좋으며, 끓는 물이나 높은 열에 데어서 상처를 입었을 때 이것을 바른다. [자항활인서]

6. 여성의 젖꼭지가 오므라져 안으로 들어 가고 몹시 아플 때, 호박 덩굴손 한 줌에 식염 소량을 넣고 짓찧어 끓인 물에 개어 먹는다. [중약대사전]

7. 위통에 호박 줄기의 즙을 설탕에 타서 먹는다. [민동본초]

8. 변비에 호박 뿌리 6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관장한다. [민동본초]

△ 으뜸 한의원 원장 김경연 ( 031-651-1075)